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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타트업 vs 대기업 vs 외국계

대청호 근처에서 찍은 사진

나에게 4, 5월달은 이직준비로 꽤 바쁜 시기였다.

내 이직의 큰 사유는 소통이나 공유가 없는 업무환경으로 더이상 커리어적 성장을 하지못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서였고, 2년간 내가 개발해온 프로젝트는 토이프로젝트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기도 했고 이대로 계속 있다가는 IT, ML 기술트렌드에 너무 많이 뒤처지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었다.

 

그래서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업무로 유망해보이는 스타트업, 대기업(N*, K*, H*), 외국계 기업(N*, I*) 등 15 군데정도에 지원을 하여 수차례 면접을 보게되었다. 첫회사 입사 후 2년만에 다시 보는 면접이라 긴장되기도 했고, 2년간 프로젝트를 하며 쌓은 커리어가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는 어떻게 평가될지도 궁금했던 자리였다. 

 

가장 첫 면접은 처참했다.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6년차 업력의 스타트업이었는데, 강화학습을 이용하여 클라이언트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회사였다. CTO분과 팀원 한분과 비대면면접을 보았고, 내가 예상한 면접에서의 질문의 내용이 너무나도 달라서 대답을 잘하지 못했고 예상대로 떨어졌다. 조금 변명을 덧붙이자면, 면접에서 나는 여태까지 진행한 프로젝트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5W 1H)들을 정리했는데 그 회사에서 주로 하고있는 업무들이 생성모델이라 그런지 Application 쪽보다는 Novelty, Contribution 이나 GAN 이론에 대한 깊이있는 내용(Generative model, cross-entropy와 KL divergence의 관계 등)을 많이 물어보셨다. 이론에 대한 이해가 아직 부족하기도하고 면접전에 이론 준비를 전혀 안했던터라 다시 생각해도 부족할만큼 대답을 못했었다. 

 

그때 이후, 뜻대로 이직이 안될 수도 있겠다는 압박감을 느껴서 이론적인 부분도 다시 살펴보고 내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에 사용된 기술적인 부분들도 아주 디테일하게 잘 준비해서 면접을 보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이후에 1차 면접을 본 곳은 거의 모두 통과했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이론적/기술적인 부분을 다시 살펴보고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자신감도 붙었던 것 같고 "면접관-지원자" 입장관계라는 생각보단 "함께 일할 수 있는 상사 혹은 팀원인가?"라는 생각으로 면접에 임하면서 굉장히 편하게 질문도 많이 하면서 최소 1-3시간정도 서로 대화를 많이하며 내가 생각하는 바를 솔직하게 알릴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는 게 합격의 이유인 것 같다. 실제로 면접에서 탈락했던 회사에서도 면접내내 편하게 대화하며 나에게 개선하면 좋을 점을 말씀주시기도 했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커리어관리에 관한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항상 기분좋게 면접을 봤었던 것 같다. (나름 아쉬운 점은 외국계 기업에서 개인사정을 배려해주어 면접일정을 변경해줘서 On-site 면접을 보게되었는데, 4시간 반동안 Computer Science, Machine Learning, Mathematics, Research Paper Reproducing 등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설명하는 면접방식에 대해 굉장히 놀랐고 지금 생각하면 그 문제들이 어렵진 않았는데 그땐 왜 못풀었는지 모르겠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사실....결과적으로 탈락...)

 

이렇게 여러곳에 2차 면접을 보고나서, 최종적으로 시리즈 C 투자유치한 유망한 IT스타트업과 스타트업 느낌의 탄탄한 대기업 간에 고민을 했으나,

 

(1) Computer Vision 직무에서 주요업무가 대기업은 자율주행 연구개발쪽이라 꼭 경험해보고 싶기도하고

(2) 커리어적으로 한번은 큰 회사의 복지(?)와 프로세스를 경험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3) 신사업 설립으로 초창기멤버가 된다는 느낌이 설레여서

 

결국에는 대기업으로 이직을 결정하였다.

다음주까지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열정있는 직장인으로의 삶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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