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여유시간이 생겨, 그간 몰아둔 책을 열심히 읽고있다. 그 중 "사피엔스"는 3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국제적 베스트셀러로, 예루살렘의 한 대학교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는 유발 하라리 박사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에 영감을 받아 인간의 역사에 대해 집필한 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역사를 크게 세 가지 혁명으로 나누며 물리학, 화학, 생물학과 역사학을 결합한 시각으로 바라본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인지혁명에서는 인간이 석기를 이용할 수 있었던 시기에 발견된 인종의 수렵방식과 행동 등을 지리학적인 요인을 바탕으로 서술하고 있으며, 농업혁명에서는 농업으로 인한 정착생활의 변화와 새롭게 나타난 돈, 종교, 제국과 같은 "무형의 질서"를 서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과학혁명에서는 제국의 성장, 자본주의와 세계화, 환경파괴 등의 새로운 이슈가 출현하게 된 배경과 그로 인한 현재의 상황들을 다각적인 시각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과학혁명에 들어서, 인류는 창조주와 같이 자연선택을 지적설계로 대체하는데 일부 성공하고 있으며 유전공학, 사이보그공학, 비유기물 공학 등의 연구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상상했던 많은 부분들이 실현가능할 것이며 이로 인해 나타날 윤리적 문제들을 예상하고 있다.
총균쇠와 같은 이런 "빅히스토리"의 책은 아주 긴 주기에서 인류의 사건들과 수많은 근거들을 재조망하며 살펴볼 수 있음에, 그리고 인류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살펴볼 수 있어서 참신하고도 재밌었던 것 같다. 아래는 책의 마지막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지난 몇십 년간 우리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서는 마침내 약간의 실질적인 진보를 이룩했다. 기근과 전염병과 전쟁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른 동물들의 상황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대다수 인간의 상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이는 극히 최근의 일이며 확신하기에는 상황이 지나치게 불안정하다.
더구나 인간의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스로의 목표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예나 지금이나 불만족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인 듯하다. 우리의 기술은 카누에서 증기선을 거쳐 우주왕복선으로 발전해왔지만,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한 힘을 떨치고 있지만, 이 힘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생각이 거의 없다. 이보다 더욱 나쁜 것은 인류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무책임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친구라고는 물리법칙 밖에 없는 상태로 스스로를 신으로 만들면서 아무에게도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 그 결과 우리의 친구인 동물들과 주위 생태계를 황폐하게 만든다. 오로지 자신의 안락함과 즐거움 이외에는 추구하는 것이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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